얼음의 작용
대기·바람·물·유수는 거의 어디서나 쉴 새 없이 지구 표면에 작용하여 변화를 일으키며, 지사(地史) 창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로서 지표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를 대부분 설명할 수 있으나 아직도 중요한 작용이 하나 남아 있다. 이는 물의 다른 형태인 얼음의 작용이다. 고위도(高緯度) 지방이나 높은 산에 내린 눈이 점점 쌓여서 두꺼운 얼음의 층(層)으로 변하면 이는 중력의 작용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여 빙하(glacier)를 이룬다. 현재 빙하의 얼음으로 변하여 있는 물의 양은 지구상의 물의 전량의 2%이다. 현재의 빙하는 육지 면적의 약 10%를 덮고 유수와 바람이 간여하지 못하는 얼음 밑의 지표를 대신하여 깎아 내리는 침식작용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빙하의 작용은 경시할 수 없는 것이다.
빙하의 성인
1. 눈의 변화
눈은 육방정계에 속하는 일종의 광물이다. 잘 발달된 눈의 결정이 조용히 쌓여서 만들어진 암석인 기성암(氣成岩)의 비중은 0.05 정도이다. 눈의 공극률(porosity)은 대단히 크므로 공기는 쌓여 있는 눈 속을 자유롭게 출입하며, 방사상으로 뻗어 나간 가느다란 눈의 결정을 승화시키거나 태양의 열로부터 녹았다가 다시 얼어서 둥근 눈의 알갱이로 변한다. 이렇게 하여 눈은 지름이 1~2mm 인 얼음 알갱이들의 집합체 (비중 0.5 정도)로 되어 간다. 내린 눈이 녹지 않고 늘 남아 있는 곳을 설원(雪原:snow field), 설원의 눈이 연중 녹지 않는 하한선을 설선(雪線:snow line)이라고 한다. 설원에 쌓여서 둥근 알갱이들로 변한 눈(밀도 0.5 gr/cm3 이상)이 만년설(萬年雪:névé, 또는 Firn)이다. 만년설은 계속 내리는 눈으로 눌려서 공극이 거의 없어지고 공기가 통하지 못하게 되면 밀도가 0.8 gr/cm인 빙하빙 (氷河氷:glacier ice)으로 변한다. 얼음은 물보다 밀도가 작은 암석이나 그 층의 두께가 30~60m 를 넘으면, 그 층의 밑바닥의 얼음은 가소성의 유동을 일으킨다. 이렇게 유동하게 된 얼음의 두꺼운 층을 빙하(氷河)라고 하며, 육지를 덮은 두꺼운 얼음의 층은 여러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으므로 모두 빙하라고 할 수 있다. 유동이 일어나면 얼음의 결정은 변형하게 되므로 변형된 빙하의 얼음은 변성암에 속하는 암석이다. 빙하의 얼음의 밀도는 0.9 gr/cm 정도이다. 눈이 작은 얼음의 입자로 변하고 이것이 재결정작용으로 점점 큰 얼음의 결정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보면 [그림 12-1] 과 같다. 얼음의 알갱이들이 압력을 받으면 여러 개가 모여서 한 개의 큰 입자로 변하게되는데 이렇게 변성된 얼음의 한 개의 결정은 2~3cm로까지 자라게 된다. 빙하 표면에서 수십~수백 m 깊이의 얼음은 입도가 2~3cm 인 결정으로 되어 있다.
2. 빙하의 종류
빙하는 그 형태로 곡빙하(谷氷河)·산록빙하(山麓氷河)·대륙빙하(大陸氷河)로 나눌 수 있으며, 또 빙하의 온도로 극빙하(極氷河)와 온빙하(溫氷河)로 나눌 수 있다.
곡빙하(valley glacier)는 아름답게 곡류하는 사진으로 잘 알려져 있는 빙하로서 암석에 판 골짜기를 따라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 그 길이는 수십 m 인 짧은 것에서 수십 km 인 긴 것까지 있다. 알프스에는 1, 200 개 이상, 알라스카에는 수천 개의 곡빙하가 있다. 산록빙하(piedmont glacier)는 한 개 또는 몇 개의 곡빙하가 산골짜기에서 흘러내려 산 밑의 평탄한 지면에 점점 퍼져서 넓은 면적을 덮게된 것이다. 이는 대체로 크고 둥근 볼록렌즈의 모양을 가지며, 곡빙하와 연결되어 있어서 마치 계곡에 대한 선상지 (fan)의 관계와 비슷하다.
대륙빙하(continental glacier)는 고위도 지방의 육지를 덮은 두꺼운 얼음의 층으로서 산과 골짜기는 빙하 밑에 들어 있다. 이런 대규모의 빙하를 대륙빙하·내륙(內陸)빙하 또는 빙개 (氷蓋)라고 한다. 직경이 2km정도인 규모가 작은 것은 빙모(帽:ice cap)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것은 남극의 대륙빙하 (면적 약 1, 300 만 km²)이고, 다음 것은 그린랜드의 대륙빙하 (170 만 km²)이다. 1952년에 남극 빙하에서 해안으로부터 내륙으로 약 640km 간의 얼음의 두께를 탄성파를 써서 측정한바, 가장 두꺼운 곳은 2, 300 m 였다. 아직 그 중심부의 두꺼운 곳은 2,300 m였다. 그린랜드에서 빙하가 가장 두꺼운 곳은 4, 000m이다. 이 섬의 해안 부근에는 내륙보다 높은 산지가 있으나 이 산지에깊은 골짜기를 파고 바다로 흘러들어 빙산(氷山:iceberg)이 된다.
극빙하 (polar glacier)는 얼음의 온도가 빙하 전체를 통하여 0°C 보다 낮은 빙하로서 차고 굳은 얼음으로 되어 있다. 양극에 가까운 곳의 기온은 낮으므로 이 곳에 내린 눈은 계속 쌓이면서, 그 때의 온도를 유지한다. 대체로 극빙하의 온도는 그 곳의 연평균 기온에 가까운 온도를 가진다. 계절에 따른 온도의 변화는 빙하 표면에서 10m 까지에 불과하다. 1965년경에 미국 학자들이 남극의 빙하를 10m 파고들어가서 측정한 얼음의 온도는 -51°C였다. 이는 대체로 그 곳의 연평균 기온에 해당된다. 빙하 밑의 지각에서 방출되는 지열(地熱:1년에 40 cal/cm²)은 빙하로 전해지나 빙하를 가열할 정도는 되지 못한다. 이는 대기의 기온이 낮아서 빙하의 온도를 계속 낮게 유지하기 때문이다. 빙하의 온도가 0°C에 가까우면, 빙하 위에 덮인 두꺼운 얼음의 압력으로 지면 부근의 얼음은 약간 녹는다. 그러나 극빙하는 온도가 대단히 낮으므로 그 밑바닥은 지면의 암석과 굳은 얼음의 결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남극 빙하의 대부분, 그린랜드 빙하의 북부, 캐나다 북단의 섬에 있는 빙하는 극빙하이다.
온빙하(temperate glacier)는 빙하의 얼음이 전체로 0°C 에 가까운 빙하로서 극빙하보다 온도가 높다. 여름철에 얼음이 녹을 정도로 따뜻해지는 곳에서는 녹은 물이 빙하의 틈 속으로 흘러들면서 빙하의 온도를 높여 0°C에 이르게 한다. 겨울에는 빙하의 온도가 낮아질 것이나 온빙하의 내부는 평균하여 0°C 정도의 온도를 유지한다. 이런 경우에 지열은 빙하 밑바닥의 얼음의 층을 1년간에 5mm 정도 녹일 수 있어서 온빙하는 암석과의 사이에 얇은 물의 층을 두고 접해 있는 셈이 된다. 앞에 적은 극빙하를 제외한 모든 빙하는 온빙하로 생각된다. 그린랜드 빙하의 남부, 알라스카의 태평양 쪽, 캐나다의 대부분의 빙하는 온빙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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